파라미타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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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지도 칼럼

내 인생의 마중물을 부어라!
등록일
2020-05-27
작성자
사이트매니저
조회수
160

세상 모든 것이 시간의 흐름을 이기지 못한다고 하더니 유난히 더웠던 2015년의 여름도 이제 서서히 지나가고 있습니다. 열대야의 기운이 아침 이슬 위에 녹아내리며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니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이 다시 활기를 찾으며 문득 새 학기에 대한 설레임과 걱정이 교차하기 시작합니다. 


 대학 새내기로서 여러분은 지난 학기에 낯선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 많은 긴장감과 혼란스러움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며, 한편 갑자기 주어진 많은 시간과 자유에 대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낭만을 느끼기도 했을 것입니다. 또한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통용되었던 중․고등학교 시절과는 다르게 이제는 성인의 초입에서 모든 일을 나 자신이 스스로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부담감에 당혹스럽기도 했을 것입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그 동안 공부 때문에 하지 못했던 나만의 여가생활도 충분히 즐기고, 알뜰하게 시간을 쪼개어 아르바이트도 하고 멋진 연애도 해보리라 마음먹었을 텐데 여러분은 지난 첫 학기를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합니다. 이렇듯 대학에서의 첫 학기가 순식간에 지나가고 이제 어느덧 새 학기를 준비하면서 많은 기대와 포부를 가지고 임하였던 지난 첫 학기에 대한 자기평가와 반성이 이루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설사 지금까지의 대학생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더라도 여러분의 재능과 역량을 일깨우는데 아직 많은 것들이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음을 항상 기억하고 이제 그 초대에 기꺼운 마음으로 달려가면 될 것입니다. 


 어릴 적 시골 친척집에 가면 마당 한구석에 지하수를 퍼 올리는 펌프가 있었습니다. 주전자를 세로로 길게 늘려놓은 것 같은 모양의 펌프에 물 한바가지를 붓고 펌프질을 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맑고 시원한 물이 나왔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미 수도가 일상화 되어있어 잘 쓰지 않는 펌프였기에 우리는 신기하고 재미있어 마중물을 넣고 마구 펌프질을 하며 물장난 했던 즐거웠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마중물이란 메마른 펌프에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먼저 붓는 한 바가지 정도의 물을 뜻하는 것으로, 우리는 이러한 마중물을 통해 혼자 힘으로는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지하수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한 것은 마중물을 너무 적게 붓거나, 힘이 부족해 펌프질이 어설프면 마중물만 나오고 말기도 했습니다. 아낌없이 주고 온힘을 다 했을 때만이 시원하고 맛있는 물을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억을 떠올리며 저는 과연 여러분에게 충분한 마중물이 되어 주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아울러 여러분도 대학생활을 하면서 또 인생의 긴 여정에서 누군가의 마중물이 되어 주었으면 합니다. 이제야말로 여러분의 깊은 곳에 유유히 흐르고 있는 각기 다른 지하수를 퍼 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마중물을 넣고 힘차게 펌프질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교육시스템으로 인해 본인이 목표로 하는 대학 입학을 최종목표로 삼고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는 많은 것들을 미처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하여 대학 입학 후에도 본인이 가진 적성, 재능을 어떤 분야에서 어떤 식으로 발휘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빛이 날지 잘 알지 못합니다. 자칫하다가는 나 자신의 빛을 발하지 못하고 퇴색되어 버릴 수도 있습니다. 한번 사는 우리의 소중한 인생인데 그럴 수는 없겠지요. 바로 지금부터 여러분이 내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되어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찾아다니고 실천하면서 시간에 쫓기는 자가 아닌 시간의 지배자로 군림하며 여러분의 하루하루를 행복하고 뿌듯하게 채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쿵푸팬더의 명대사 중 하나인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today is a gift, that's why we call it the present."(어제는 지나가 버린 것, 내일은 알 수 없는 것, 오늘은 선물이다, 이것이 우리가 현재를 present라 부르는 이유다)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며 오늘 하루가 여러분 인생에 있어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을 여러분이 꼭 기억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훗날 퍼올린 물 한 그릇을 마시며 “아! 시원하다!” 하고 멋지게 말할 날을 기대해봅니다. 더위가 한걸음 물러난 오늘 저도 맑은 마중물을 다시 붓고 잠시 주춤했던 펌프질에 박차를 가해볼까 합니다.


-파라미타칼리지 학사지도교수 김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