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미타칼리지

동국대학교교양융합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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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사지도 칼럼

인생에는 방학이 없다
등록일
2020-05-27
작성자
사이트매니저
조회수
347

2017년 1월 16일(월) ~ 18일(수)까지 2박 3일 동안 수시합격자를 대상으로 신입생 역량강화캠프가 파라미타칼리지 학사지도부 주관으로 캠퍼스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 중에 ‘경주캠퍼스 경주(race)’가 있었는데, 학사지도 교수님들은 학교 주요 건물에서 학생들에게 미션을 주고 미션 완료 후 퍼즐을 나눠주는 역할을 담당하였다. 나는 정각원에서 학생들에게 불교 사찰에서 지켜야 할 예법과 불교종립대학 신입생으로서의 마음가짐과 태도를 가르치는 역할을 맡았다.


 


역할이 정해진 이후 한참동안 내가 수행할 역할이 타종교 입학생들이나 아직 종교에 뚜렷한 성향이 만들어지지 않은 신입생들에게 불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관을 심어주는 것은 아닌지 내심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불교에 대한 예법이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도록 편안하고 담백하게 진행하는 선에서 내가 맡은 역할을 정리하게 되었다.


 


걱정 반 설렘 반으로 학생들을 기다렸는데 막상 정각원에 도착한 신입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손을 정성스럽게 모으고 머리를 조아리며 반배를 하는 것이었다. 심지어 정각원 2층 법당까지 방문해서 전원이 3배까지 한 조들도 있었다. 나의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정각원 돌계단을 총총히 내려가는 신입생들을 한참이나 바라보며 비록 3일의 짧은 캠프기간 이지만 이미 ‘동국인’이 되어버릴 그들, 대학 입학 전 마지막 겨울 방학 기간 동안 자신이 진학 할 대학교의 예비신입생캠프에 참여한 그들과 그렇지 않은 신입생들의 대학에 대한 애정과 신뢰 그리고 기대감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차이는 어쩌면 ‘경험’의 차이일 것이다.


 


얼마 전 김난도 교수는 2017년의 10대 트렌드의 핵심을 “Chicken Run”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했다. ‘치킨 런’은 닭을 가두는 철망 혹은 울타리라는 뜻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 런]에서 위기에 처한 닭들이 ‘닭은 날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날아서 울타리 밖으로 탈출했던 것처럼, 김난도 교수는 2017년 우리 역시 불가능할 것 같은 일들을 이루어내는 한 해가 될 것임을 예측하는 동시에 희망하는 마음으로 그러한 키워드를 선정하였으리라 여겨진다.


 


더불어 그가 선정한 10대 트렌드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User Experience Matter’이다. 이는 소유를 위해서 소비하지 않고 특별한 경험을 위해, 그 경험이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다른 존재로 만들 수 있는 그런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성을 말한다. 이는 스스로 경험하는 것의 중요성을 의미한다.


 


《명심보감》에는 ‘不經一事 不長一智’, 즉 ‘한 가지 일을 경험하지 않으면 한 가지 지혜가 자라지 못한다.’라는 문장이 있다. 이 말은 ‘한 가지 일을 경험하면 한 가지 지혜가 자란다’라는 말로 변환할 수 있을 것이다. 학교나 교실에서 배우는 지식도 중요하지만 직접 생활과 삶에 참여하는 경험이 인간의 정신적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나타내 주는 말이다.


 


방학(放學)은 말 그대로 학교에서 정규학기를 쉰다는 의미이다. ‘세상은 큰 학교이고 학교는 작은 사회’라고들 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학교에서 잠시 쉬는 방학동안 세상이라는 큰 학교의 학기는 새롭게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오직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특별하고 고유한 자신이 되어간다. 겨울 계절학기도 마무리되고 이제 방학의 한 중간에 있을 동국의 아들딸들은 지금쯤 어떤 경험들을 하며 조금씩 자신다워지고 있을지 궁금하다.


 


파라미타칼리지 학사지도교수 정 귀 연